법원 경매 물건 수 2개월 연속 증가…“고금리 여파 부동산 자산 리스크 현실화”

김희삼 2025. 07. 24. 07:30

┃ 법원 경매 건수 두 달 연속 증가…한계 투자자 탈락 본격화
┃ 빌라·오피스텔 경매 급증…고금리 여파 부실 자산 드러나
┃ 경락잔금대출 거절 사례 속출…소유권 이전 못하는 낙찰자들

자료:Richgo

 

2025년 6월과 7월, 국내 법원에 접수된 부동산 경매 물건 수가 두 달 연속 크게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 내 자산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 빌라,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계 수요자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부동산 경매 시장이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025년 6월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9,842건으로, 전달 대비 17.4% 증가했다. 이어 7월 20일 기준으로도 9,000건을 상회하면서 두 달 연속 9천 건 이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2~2023년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부실화 → 압류 → 경매라는 부동산 리스크 흐름이 실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 수는 38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고, 경기도는 1,226건으로 51% 급증했다. 특히 오피스텔과 다세대(빌라) 경매 건수는 1년 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난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단순히 경기순환적 문제를 넘어서 ‘고금리 하우스푸어 시대의 본격화’로 해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은성 연구위원은 “2021~22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무리한 갭투자나 전세 레버리지를 이용한 매수자들이 현재의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빠르게 탈락하고 있다”며, “경매 시장의 물건 수 증가는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경매 낙찰가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6월 평균 100.3%, 수도권 전체는 96.8%로 나타났지만, 낙찰 이후 경락잔금대출 거절, 소유권 이전 지연 사례가 늘고 있어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PF 부실과 연체율 증가가 자산유동화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향후 경매 시장이 단순한 자산 매각의 장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경매 물건 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며, 정부와 금융권의 연착륙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희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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