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 시장에 쏟아지는 상가·오피스…“공실→공매→투자기회” 패턴 부각

김희삼 2025. 07. 24. 09:30

┃ 상가·오피스 공실 급증…공매 물량 상반기 6,500건 돌파
┃ 유찰 후 반값 낙찰 사례 속출…공매시장 ‘저가매수’ 기회로
┃ 전문가 “입지만 좋다면 공매가 오히려 투자 유망자산”

2025년 들어 전국 곳곳에서 상가·오피스 공실 문제가 심화되며, 대규모 부동산이 공매 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있다. 장기간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한 상업용 부동산이 연체와 부실화를 거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Onbid) 시스템을 통해 대량 매각되며, ‘공실→공매→투자기회’라는 새로운 시장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 공매시장에 나온 상가 및 업무시설(오피스 등)은 총 6,500건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특히 대구, 광주, 수원, 창원, 청주 등 비수도권 중대형 도시에서 해당 비율이 30% 이상 증가했으며, 서울 강서·구로·성동구 등 준중심 업무지구의 소형 상가도 공매 물량이 꾸준히 출품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매 물량 증대를 코로나19 여파와 고금리, 자영업 부진, 오피스 재편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원격근무가 정착되며 중소형 오피스의 수요가 감소했고, 자영업 회복이 지연되며 공실 장기화가 이어진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공매 물건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유찰을 거친 후 가격이 대폭 조정된 물건들이 늘어나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상가 재건축, 리모델링, 공유오피스 전환 등을 고려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대전 둔산동 소재 7층 규모 공실 오피스 건물은 2회 유찰 후 감정가 대비 38% 저가에 낙찰됐고, 낙찰자는 “입지 좋은 빈 건물은 기획 다음에 수익률이 살아난다”며 공매가 ‘입지 중심 투자’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자산관리협회 정성우 이사는 “공매에 나오는 상가·오피스는 대부분 금융권 연체로 인한 회수 목적이지만, 가격이 유연하게 조정되는 만큼 일반 경매보다도 투자 매력도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는 2~3회 유찰 후 감정가의 50% 이하에 거래되기도 해,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는 장기적으로 수익성 높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철저한 현장 실사와 수익성 분석, 지역 수요조사 없이는 오히려 ‘부동산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공실 상태가 장기화된 물건은 임대 활성화에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건축물 노후화 및 상권 쇠퇴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오는 8월 말부터 ‘소액 상가·오피스 공매 투자 설명회’를 서울·부산·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공매 플랫폼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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