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왜’가 있다면, 우리는 어떤 ‘어떻게’도 견딜 수 있다” – 빅터 프랭클이 전하는 생존의 철학

김희삼 2025. 07. 23. 17:05


│ 프랭클, 수용소 속에서도 “삶의 의미는 존재한다”
│ 고통을 질문으로… 로고테라피가 전하는 자기 치유의 길
│『죽음의 수용소에서』, 무너진 마음에 던지는 단 한 줄의 희망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되물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Viktor E. Frankl)의 회고록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는 단순한 생존기가 아니다. 그것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묻는 심리학적·철학적 명작이다.

이 책은 마음이 지친 현대인에게 “지금 내가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은, 어떤 정신의학보다 깊은 치유의 울림을 전한다.


수용소, 인간 존재의 최극단에서 발견한 것

빅터 프랭클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부모, 아내, 형제를 모두 잃었다. 추위와 굶주림, 폭력과 죽음이 일상이던 그곳에서 그는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게 된다.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의지가 살아 있는 한,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다.”
이 말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가스실 앞에서 친구를 떠나보낸 사람이 적어낸 피로 쓴 문장이다.

프랭클은 수용소에서 인간이 본능적인 생존욕구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의미에 대한 욕구’가 더 본질적인 동기임을 관찰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로고테라피(의미 중심 치료)’라는 정신치료 방법을 정립한다.


의미는 고통보다 크다

프랭클은 철학자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삶에 ‘왜’가 있는 사람은 어떤 ‘어떻게’도 견딜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프랭클은 말한다.
“사람은 고통을 없애는 데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끌어안으면서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존재의 깊이를 얻는다.”

이는 오늘날의 정신건강 담론과도 통한다. 불안, 우울, 외로움 등은 단순히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질문과 의미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랭클은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고통을 질문으로 바꾸십시오. 그리고 그 질문에 진실하게 답하십시오.”


지금, 당신의 삶에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1,2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 도서 1위’, 미국 CNN과 뉴욕타임즈가 꼽은 ‘100년간 가장 위대한 책’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이 책은 단지 수용소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회사에서의 무기력, 가정 내 고립감, 사회에서의 소외 등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곧 자기 치유의 첫걸음이며, 프랭클이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는, 절망 속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의미가 있는 곳에, 우리는 견딜 수 있고, 회복할 수 있으며, 다시 걸어갈 수 있다.

빅터 프랭클 (Viktor Emil Frankl, 1905–1997)

이름: 빅터 에밀 프랭클 (Viktor Emil Frankl)
출생: 1905년 3월 26일, 오스트리아 빈
사망: 1997년 9월 2일, 오스트리아 빈

국적: 오스트리아
직업: 정신과 의사, 신경학자, 심리학자, 작가, 철학자

주요 분야:

  • 실존주의 심리학

  • 로고테라피(Logotherapy, 의미 중심 치료) 창시

  • 인간의 의지, 자유, 삶의 의미에 대한 실천적 연구

대표 저서:

  •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 1946)』

  • 『의미를 향한 의지(The Will to Meaning)』

  • 『삶의 의미를 묻는 너에게』

  • 『고통 속에서 인간다움 찾기』 등

학력 및 경력:

  • 빈 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정신의학·신경학 전공)

  • 나치 강제수용소(테레지엔슈타트, 아우슈비츠, 다하우 등) 생존자

  • 전후 빈 대학교 교수, 빈 신경병원 국장

  • 미국 하버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등에서도 초빙 강의

  • 국제로고테라피학회 회장

사상 및 철학:

  •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삶에 부여한 ‘의미’라고 강조

  •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자기 태도를 선택할 자유와 책임을 지닌 존재라고 봄

  • 프로이트의 쾌락 원리, 아들러의 권력 의지와 달리 ‘의미의 의지(will to meaning)’를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동기라 주장

  • 정신치료의 목표는 증상의 제거가 아니라 존재의 방향성과 목적성 회복

영향력:

  •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40여 개국 언어로 번역, 전 세계 1,200만 부 이상 판매

  • 현대 심리치료, 자살 예방 상담, 트라우마 회복 프로그램에 폭넓게 응용

  • 그의 이론은 인문학, 철학, 종교,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연구되고 있음


프랭클은 인간의 고통을 이론이 아니라 삶 전체로 겪고 기록한 실천적 사상가였습니다.

김희삼 기자 sam@khsc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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