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 한반도는 왜 멈추지 않았나…7월 17~19일 ‘100년 만의 호우’ 현장

김희삼 2025.07.19. 16:20

│ 서산 507mm…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에 충남·전남 초토화
│ 4명 사망·2천명 대피…침수·유실 피해 전국서 속출
│ 기후변화의 경고등…한반도 폭우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기록된 한반도 남부 지방의 폭우는 참혹한 상흔을 남겼다. 특히 충남 서산에서는 단 이틀 만에 500mm가 넘는 비가 집계되며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발생했다. 이는 1920년대 초와 견줘 보았을 때도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기상청 공식 자료에 따르면, 충남 서산 507mm, 광주 410mm, 전남 나주 380mm 등 호우의 범위는 광범위했다. 이는 1925년에 같은 지역이 기록한 일 강수량 약 250mm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였다

이 폭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었으며, 2,816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서산 일대에서는 641채의 주택, 388km 도로, 59곳의 농장이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광주에서는 차량 침수와 도로 유실 사고가 집계되었다

이처럼 ‘오래된 기록을 깨뜨리는 호우’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여름철 강수 패턴의 변화, 해수면 상승에 따른 대기 중 수증기량 증가, 그리고 북태평양 고기압·장마전선의 정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한반도는 장마의 길이가 길어졌고, 국지성 집중호우는 점점 빈번하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사례를 되짚어보면, 2011년 서울과 충청 지역은 3일간 587mm의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고, 2023년에는 청주 일대에서 115년 만에 최장 장맛비가 연출되며 47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2022년 서울 강남의 1일 강수량 430mm, 2020년에는 32명의 사망·1조 이상의 피해가 기록되는 등 최근 폭우 양상은 더욱 파괴력을 키워왔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분절된 집중 호우, 여름철 고온다습 기후의 장기화, 그리고 역대급 이상 고온일수 및 열대야 증가라는 기후 변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 중 증발량이 많아지고, 이를 통해 폭우가 더 자주, 강하게 발생하는 구조다.

이번 폭우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는다. 100년 만의 강수 기록을 깨뜨리고 지난 10년간의 빈번한 이상 기후를 다시 확인하게 한 사건이다. 정부는 기후 변화에 맞춘 홍수·방재 인프라 구축, 장기적 기상 예보·대응 체계 강화, 도시 배수 시스템 확보 등을 급선무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국가적 재난 대응 체계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때다. 과거 데이터가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 시대, 우리는 이미 한걸음 뒤처져 있다.

김희삼 기자 sam@khsc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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